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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리뷰화려해서 더 애절한 사랑의 듀엣… ‘발레 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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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985회 작성일 07-05-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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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화려해서 더 애절한 사랑의 듀엣… ‘발레 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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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유니버설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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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의 ‘춘향’이 경기 고양시 아람누리극장 개관기념작으로 선정돼 4∼6일 초연되었다. 고양문화재단과의 공동 제작, 국립무용단장 배정혜의 ‘춤, 춘향’을 개작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던 작품이라 완성도나 창의성에 대한 의구심과 기대감도 특별했다.

무용 ‘춘향’은 1950년대 조택원에서 최근까지, ‘옥중 춘향’에서 ‘광한루의 사랑’까지 꾸준히 공연돼 왔다. 유니버설발레단이 한국무용의 그 주옥같은 50년 결실을 발레극에 이입했으니 한국춤 전공자로서는 억울한 느낌도 없지 않을 것이다.

물론 한국적 발레가 물동이춤, 달밤의 목욕, 기생춤, 뱃놀이 같은 한국적 이미지만으로 완성되지는 않는다. 한국 무용가의 디베르티스망(Divertissement·시각적 볼거리) 연출, 단원들의 숙련된 기량, 안무자 유병헌의 다양한 연출지식이 고루 조화를 이뤘기 때문에 이번 ‘춘향’이 남다른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춘향’의 대표적 이미지는 칼을 쓰고 옥에 갇힌 춘향과 그 딸을 위해 치성 드리는 어머니의 모습이다. 발레 ‘춘향’ 역시 이 장면을 강조해 막이 오르기 전, 서곡에서 먼저 보여 준다. 춘향 역 안지은이 감옥의 고통을 연기한 이후에 1막인 아름다운 봄의 정경이 펼쳐지니 극적 강조점이 쉽게 전달된다.

기교면에서는 1, 2막에 등장하는 사랑의 듀엣이 화려하다. 여자를 공중에 던져 회전시킨 후 다시 잡아내는 묘기 등 갈채를 유도하는 동작들이 끊임없다. 가장 아슬아슬한 묘기 중 하나는 눈송이 군무 중간에 몽룡이 등장하면서 곧장 춘향을 한 손으로 들어 올리는 장면이다. 이 절정은 이별을 더욱 애절하게 만드는 잔상이 되어 ‘춘향’의 극적 효과가 성공적이라는 느낌을 주입시킨다.

변학도 역 황재원의 포악한 연기력이 탁월했고, 도포와 갓을 갖추고 다리를 길게 뻗는 남성군무는 한국적 발레의 묘미였다. 몽룡은 커다란 붓을 칼 삼아 춤추는데, 첫날 몽룡을 맡은 시몬 추딘의 칼끝 같은 포인트와 다리 라인, 높은 도약 등은 발레의 제일 조건이 역시 정확한 연기력임을 재인식시킨다.

중복된 파드되 의상, 시각적 충격이 약화된 종결부 등에 보완 작업이 이뤄진다면 한국적 계보에 따른 창작발레 ‘춘향’의 완성을 선언해도 좋을 훌륭한 무대였다.

문애령 무용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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