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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06.16 오페라·연극·발레…상상의 꿈 펼치는 하나의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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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400회 작성일 07-06-2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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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연극·발레…상상의 꿈 펼치는 하나의 무대
'보체크' '한여름 밤의 꿈' '심청' 연출 양정웅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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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보체크’, 연극 ‘한여름 밤의 꿈’, 발레 뮤지컬 ‘심청’. 이 세 작품의 공통점을 꼽으라면 연출가 양정웅(39)의 손을 거쳤다는 점이다. 장르를 넘나들며 올여름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양정웅을 15일 서울 대학로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날은 연극 ‘한여름 밤의 꿈’(7월8일까지, 아르코극장)이 관객을 다시 만난 첫날인 동시에 오페라 ‘보체크’가 LG아트센터에서 두 번째로 올려진 날이기도 하다. 더불어 ‘심청’의 심야 회의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요즘 두세 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한다”는 그이지만 표정에선 지친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그에겐 행복한 나날이다. 더구나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할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저에겐 음악 무용 연극 오페라가 다르지 않아요. 상상의 꿈을 펼칠 수 있는 하나의 무대죠. 대신 무용이면 춤에 비중을 더 두고 연극이라면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는 거죠.”

그런 까닭에 그의 작품에선 노래, 춤, 연기, 음악 등이 오묘한 조화를 이뤄낸다. 그의 입지를 굳건하게 만든 연극 ‘한여름 밤의 꿈’ 역시 연극이지만 춤과 음악도 단단히 한몫을 한다. 그가 이끄는 극단 여행자의 단원들 역시 노래, 춤, 연기, 연주 등 1인 다역을 능숙하게 소화한다. 셰익스피어 작품을 도깨비 등을 등장시켜 동양적으로 재해석한 공연은 이미 런던 바비컨센터를 비롯해 11개국을 돌아다녔다. “1월에 호주를 다녀왔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언어와 문화는 다르지만 좋아하고 웃는 보편적인 감성은 비슷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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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 ‘보체크’(왼쪽)◇ 연극 ‘한여름 밤의 꿈’

그가 총체극으로 꼽는 오페라는 지난해 ‘천생연분’에 이어 두 번째다. 현대음악가 알반 베르크의 ‘보체크’는 그의 세련된 연출 감각으로 무사히 국내 초연을 마쳤다. “권력과 자본으로 인해 절망에 이르는 한 인간의 이야기라 우리 모습도 담겨 있어 관객이 다의적인 해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이 장면에선 뭘 말할까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죠.”

8월에 올리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발레 뮤지컬 ‘심청’은 어떤 빛깔일까. 그는 말을 아꼈다. “다 얘기하면 재미없잖아요. 관객이 즐겁게 볼 수 있도록 유쾌한 무대를 만들려고요.” 그가 연출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두 가지. 작품의 진실성과 시각적 이미지다. ‘한여름 밤의 꿈’ 성공으로 이제 객석의 입맛도 알았지만 타협은 하지 않는단다. “제가 재미있으면 관객도 즐겁지 않을까요. 연말에 할 작품은 굉장히 실험적이라 객석 반응이 궁금해요.”

하반기엔 두 개의 창작 작품을 올릴 예정이다. 그 중 하나는 어머니인 극작가 김청조와 호흡을 맞춘다. 작고한 그의 부친(양문길)은 소설가였다. 예술가 부모의 끼를 그대로 물려받은 셈이다. “아직 작품을 보여주지는 않으셨어요. 김홍도를 다룰 예정인데 가장 기다리는 작품이기도 해요. 어머니와의 작업에선 많은 걸 배워요. 연륜으로부터 생기는 삶의 깊이는 따라갈 수 없는 거 같아요.”

연극배우로 무대에 섰지만 당분간 연출에만 몰두한 계획이란다. “언젠가는 배우로도 다시 무대에 서겠지만 지금은 연출에 집중하려고요. 딸린 식구들(단원) 책임지려면 열심히 뛰어야 합니다.”

글·사진 윤성정 기자

ysj@segye.com

2007.06.18 (월)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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